1. 들어가며
차임을 얼마나 연체하고 있으면 계약 해지 대상이 되는가? 현재는 연체 상태가 아니라 하더라도, 연체한 사실만 있으면 계약 해지 대상이 되는가?
임대차 계약에 있어 임차인 측 계약 위반의 가장 대표적 사례인 ‘차임 연체’와 관련하여 막연하게만 알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임대차에서 차임 연체가 문제 되는 지점은 크게 두 가지인데, (1) 계약 해지가 가능한가, (2) (계약은 유지되더라도) 임차인이 계약갱신청구권 등 특별법에 따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가가 그것입니다. 위 두 가지 문제는 혼동하기 쉬우나, 실제로는 요건, 판단 시점, 법적 효과 등이 다르기 때문에 정확히 구분하여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한바, 이하에서는 주택임대차와 상가임대차를 나누어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2. 주택임대차의 경우
주택임대차를 직접적으로 규율하는 법률은 ‘주택임대차보호법’입니다. 다만 주택임대차보호법이 규율하지 않는 내용에 대해서는 원칙으로 돌아가 민사에 적용되는 일반법 ‘민법’이 보충적으로 적용됩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에서는 차임 연체로 인한 계약 해지에 대해서는 직접적으로 다루지 않고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해서는 민법 제640조가 적용되는데, 그에 따르면 ‘차임연체액이 2기의 차임액에 달하는 때’에 임대인은 계약을 해지할 수 있습니다.
민법 제640조(차임연체와 해지)
건물 기타 공작물의 임대차에는 임차인의 차임연체액이 2기의 차임액에 달하는 때에는 임대인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여기서 핵심은, 해지 판단의 기준 시점은 ‘해지 통보 시점’이므로, 그 시점에 차임 연체액이 2기 상당액 이상 존재하면 해지가 가능하고, 2기 상당액에 미달하면 해지가 불가하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과거에 2기 상당액 연체 사실이 있었다 하더라도 임대인으로부터 해지 통보를 받기 전에 일부라도 지급하여 해지 통보 시점에 연체액이 2기 미만이면 계약은 해지되지 않습니다.
물론 2기 차임 상당액 연체 사실이 주택임대차에서 아무런 의미를 갖지 않는 것은 아니며, 그러한 사실이 존재하였다는 점만으로도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일부 임차인 보호 규정인 묵시적 갱신권(제6조), 계약갱신 요구권(제6조의3)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게 됩니다.
|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계약의 갱신) ① 임대인이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의 기간에 임차인에게 갱신거절(更新拒絶)의 통지를 하지 아니하거나 계약조건을 변경하지 아니하면 갱신하지 아니한다는 뜻의 통지를 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 기간이 끝난 때에 전 임대차와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임대차한 것으로 본다. 임차인이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2개월 전까지 통지하지 아니한 경우에도 또한 같다. <개정 2020. 6. 9.> ② 제1항의 경우 임대차의 존속기간은 2년으로 본다. <개정 2009. 5. 8.> ③ 2기(期)의 차임액(借賃額)에 달하도록 연체하거나 그 밖에 임차인으로서의 의무를 현저히 위반한 임차인에 대하여는 제1항을 적용하지 아니한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계약갱신 요구 등) ① 제6조에도 불구하고 임대인은 임차인이 제6조제1항 전단의 기간 이내에 계약갱신을 요구할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지 못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 임차인이 2기의 차임액에 해당하는 금액에 이르도록 차임을 연체한 사실이 있는 경우 (이하 생략) |
요컨대, 주택임대차에서 2기 차임 상당액을 연체한 사실이 있는 경우, 임대인으로부터 계약 해지 통보를 받기 전 일부 혹은 전부 연체액을 지급하였다면 계약 해지를 당하지는 않지만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일부 임차인 보호 규정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는 불이익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3. 상가건물임대차의 경우
상가건물임대차에서는 이 구조가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에 의해 더 명확하게 분리되어 있습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8은 임차인의 차임연체액이 3기의 차임액에 달하는 때 임대인은 계약을 해지할 수 있음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8(차임연체와 해지) 임차인의 차임연체액이 3기의 차임액에 달하는 때에는 임대인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
3기의 차임액에 달하는 연체가 있는지의 판단 기준 시점은 주택임대차의 경우와 동일하게 ‘해지 통보 시점’이므로, 과거에 3기 상당액 연체 사실이 있었더라도 임대인으로부터 해지 통보를 받기 전에 일부라도 지급하여 해지 통보 시점에 연체액이 3기 미만이면 계약은 해지되지 않습니다.
상가임대차의 경우 역시, 3기 차임 상당액 연체 사실이 존재하였다는 점만으로도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상 일부 임차인 보호 규정인 계약갱신요구권(제10조),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제10조의4)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게 됩니다.
|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계약갱신 요구 등) ① 임대인은 임차인이 임대차기간이 만료되기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사이에 계약갱신을 요구할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지 못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의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 임차인이 3기의 차임액에 해당하는 금액에 이르도록 차임을 연체한 사실이 있는 경우 (이하 생략)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권리금 회수기회 보호 등) ① 임대인은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임대차 종료 시까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함으로써 권리금 계약에 따라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로부터 권리금을 지급받는 것을 방해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제10조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에게 권리금을 요구하거나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로부터 권리금을 수수하는 행위 2.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로 하여금 임차인에게 권리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하는 행위 3.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에게 상가건물에 관한 조세, 공과금, 주변 상가건물의 차임 및 보증금, 그 밖의 부담에 따른 금액에 비추어 현저히 고액의 차임과 보증금을 요구하는 행위 4. 그 밖에 정당한 사유 없이 임대인이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와 임대차계약의 체결을 거절하는 행위 (이하 생략) |
결국 상가임대차에서도 3기 차임 상당액을 연체한 사실이 있는 경우, 임대인으로부터 계약 해지 통보를 받기 전 일부 혹은 전부 연체액을 지급하였다면 계약 해지를 당하지는 않지만, 상가임대차보호법상 일부 임차인 보호 규정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는 불이익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5. 결론
임대차에서 차임 연체의 효과를 판단할 때, 항상 먼저 질문을 ‘지금 계약이 해지되는가’와 ‘임차인이 보호법상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가’로 나누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적용 조문이 다르고, 판단 시점이 다르며, 결론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해지는 ‘현재 연체 상태’, 권리 제한은 ‘과거 연체 이력’이라는 기준을 염두에 두신다면, 임대인·임차인 모두 불필요한 분쟁과 오판을 피할 수 있을 것입니다.


댓글 남기기